내 소원은 '모교를 지키는 것'

2007. 2. 20. 02:04생생공주

내 소원은 ‘모교를 지키는 것’
56회 졸업생 전원이 상장과 장학금을 받았다
2007-02-14 20:05:12

당암초등학교는 14일 제56회 졸업식을 가졌다.


당암초등학교는 8명의 졸업생에게 졸업장을 수여했다.

공주시 장기면 당암초등학교(교장 이주석)는 전교생이 겨우 37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학교로 동네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든 가운데 조촐하게 졸업식이 치러졌다.

이주석교장이 졸업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주석교장은 “승리의 여신은 노력하는 자만을 사랑한다”며, “평생을 두고 쉼 없이 노력하는 사람, 실천하는 사람, 감사와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6년간의 소중한 추억들을 영원히 간직하길 바란다”며, “멈추지 말고 당당하게 나아가라”고 말했다.

이동열면장이 선에스더학생에게 상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동열장기면장은 “졸업은 또 다른 시작으로 계속 정진해서 우리 사회를 밝히는 훌륭한 사람이 돼 달라”고 말했다.

이찰하총동창회장이 상장을 전달하고 있다.


당암초등학교 1회 졸업생인 이찰하총동창회장은 “꿈을 가지라”고 당부하고, “두 가지 소원은 폐교위기에 놓인 모교를 끝까지 지키는 것과 여러분이 성장해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태주장기초등학교장이 상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날 졸업생 전원에게는 상장과 장학금이 지급 됐으며, 5학년 임진솔학생은 애잔한 목소리로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모두 하나가 됐던 운동회, 예쁜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던 봄날 같이 손잡고 떠났던 현장학습 등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겠다”며, “언니·오빠들이 떠나고 나면 허전하고 쓸쓸해질 교정을 생각하면 더욱더 보내기 싫다”고 말해 장내를 숙연케 했다.

김혜신담임이 학생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졸업식을 마치고 6학년 담임인 김혜신(26. 여)교사는 “동생처럼, 친구처럼 지내면서 아이들과 많은 정을 쌓았는데 이제 떠난다니 너무나 아쉽다”며, “특히 이번 졸업생들은 다들 가정 형편이 어려운 관계로 여리고 왜소해 더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5학년 임진솔학생이 졸업생들에게 송별사를 낭독하고 있다.


또한 “학생수가 적고 아이들이 맑고 순수해 학교폭력문제 등은 전혀 없다”면서, “학생들에게 정성을 기울일 수 있어 오히려 학습효과도 도시학생들보다 나은 편”이라고 자랑했다.

졸업생인 재원이 할머니(71. 여)는 “부모 없이 이렇게 의젓하게 자라준 손자가 기특하다”며, “10여년 전에 4남매를 두고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딸과 사위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이곳에서는 두 늙은이가 남의 농사라도 지으면서 양식이라도 했지만 행정도시가 들어서면 당장 떠나야 되는데, 어디 가서 어떻게 먹고 살아야할지 앞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어 땅이 꺼져라 한 숨을 내 쉬며“최근 들어 부쩍 고민을 많이 하던 영감마저 한 달간 병석에 누웠다가 이제 겨우 일어나 미음을 먹고 있다”며, “밤마다 뒤척이며 고민하지만 속만 까맣게 타들어 간다”고 말했다.

졸업생과 재학생간에 우정어린 편지를 교환하고 있다.


한편, 이날 졸업생들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티 없이 맑고 밝게 자라나 참석자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으며, 8명 전원이 연기군 종촌의 성남중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 공주뉴스=이건용 기자/ leeguny98@paran.com> >> 이건용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