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초점] “이삼평 재조명 통한 도자문화예술단지 조성 시급”

2024. 6. 16. 14:43생생공주

[NEWS초점] “이삼평 재조명 통한 도자문화예술단지 조성 시급”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4.06.16 08:12
공주도자문화발전 토론회서 철화분청사기 육성 시급 한목소리

▲ 충남 공주시 반포면 주민들이 도자문화발전 토론회에서 한목소리로 계룡산철화분청사기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해서는 도자문화예술단지 조성과 일본의 도조로 추앙받는 이삼평에 대한 재조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민들이 지역의 도자문화발전에 머리를 맞대 눈길을 모으고 있다. 공주시 반포면 주민들은 최근 도자문화발전 토론회를 열고 한목소리로 계룡산철화분청사기 활성화를 위한 도자문화예술단지 조성 및 이삼평 재조명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조종찬 동학동철화분청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인사말에서 “철화분청사기는 공주시의 자랑으로, 더욱 발전시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지만, 일부 몰지작한 사람들에 의해 학봉리에 건립 예정이던 ‘도자문화예술단지’가 무산되는 안타까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철화분청의 무한한 가치를 재조명하고 발전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본보 2023년 7월 17일 보도 - [핫이슈] 이재황 교수 “아리타 도조 이삼평은 공주사람”>

박미옥 충남도의원은 축사를 통해 “계룡산 동학동은 16곳의 가마터와 사적333호 학봉리 가마터, 그리고 도조 이삼평공원이 위치한 도자기 역사의 산실이자 국립공원계룡산 입지로 유명 관광지임에도 지역의 문화유산인 철화분청을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3대 도자기인 철화분청의 역사적이고 예술적인 가치를 고양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노연섭 반포면이장단협의회장은 “1980년대 일본 큐슈 아리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조성해 박정자 삼거리에 이삼평 비를 세우면서 철화분청에 관심을 갖게 됐다. 주민자치 프로그램을 비롯해 대형조형물 설치 등 철화분청을 살리려는 주민들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재를 뿌리는 시도가 있어 안타깝다”면서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철화분청사기 전시판매장이 마련돼 지역경제 발전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본보 2023년 2월 12일 보도 - 최원철 공주시장 “이삼평이 뭐가 어때서”>

성채원 반포면주민자치회장은 “도자기 고장의 특색을 살려 5년째 철화분청 교육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백자의 고장 광주와 이천, 청자로 유명한 강진의 도자기축제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상신리 도예촌과의 에 비해 철화분청은 잘 어려져 있지 않다. 주민 간 갈등으로 도자문화예술단지 무산은 더 큰 상실감을 주고 있다. 이삼평 고향 논란을 부추기는 일각의 시도는 안타까움 그 자체”라며 “최근 한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만큼 철화분청을 K컬처로 부상시키면 세계적인 도자기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상갑 씨(공암2리 주민)는 “전국의 각 지자체들이 하나같이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다. 없는 사실조차 끌어다 활용하는 판이다. 그런데 후손들이 직접 (이삼평)비를 세우고 추앙하는데도, 이를 부정하며 기득권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있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철화분청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승화시켜 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뜻을 모으고 지혜를 모으자”고 제안했다.

이재문.정영애 씨(봉곡2리 주민)는 “계룡산은 예나 지금이나 분청사기를 만들 수 있는 천연의 도자 보고다. 옛 가마터를 비롯해 많은 도예가들의 작품활동이 이를 대변한다. 특히 철화분청은 계룡산의 비경을 바탕으로 정서적인 넉넉함에 민초들의 투박한 삶이 어우러져 소박하고 담백한 멋을 자랑한다”며 “문화발전은 전문가들만의 몫이 아니다. 전문가 양성교육뿐만 아니라 시민 교육도 필요한 시점으로, 연령별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도자문화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조한희 한국자연사박물관장은 “철화분청은 공주시민들의 자부심이자 긍지가 됐으면 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 K컬처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철화분청을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며 분청사기박물관 건립, 계룡산 유네스코 복합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을 제안하며 8회에 걸친 학술대회와 특별전 등 철화분청사기를 알리고 재조명하기 위한 자연사박물관의 노력을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일본의 도조(陶祖)로 추앙받는 이삼평 재조명, 도자문화단지 조성 필요성, 적극적인 홍보와 도자기 중심의 인적 물적 네트워크 구성, 지역의 문화에 대한 지역민 교육 필요성, 다양한 전시회 및 주말 오픈 시장 마련, 박물관 건립과 전문인력 양성을 통한 체계적인 연구 활동 및 민관학 협력체계 구축, 계룡산도예촌 활성화 및 연계 지원 확대, 분청사기판매협동조합 및 도자문화축제자문위 결성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이재황 한남대 조형예술대학 교수(공주시 도예명장 1호)는 계룡산철화분청사기 물고기 문양의 기원은 12세기 중기 고려청자 상감기법인 ‘상감 물고기’라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 교수는 철화분청사기 물고기 문양이 쏘가리나 누치류로 통용돼 왔으나, 최근 온천리 가마터에서 발굴한 15세기 초 어문 도편이 다수 발굴됨에 따라 학봉리 철화분청 물고기 문양은 고증된 고려 상감청자에서 직계된 인화분청 물고기이며, 이 기법이 공주지역으로 전래돼 온천리에서 분청사기 인화기법으로 제작되다가 15세기 중기 이웃한 학봉리 도자유적의 철화문양으로 고정됐음을 알 수 있다면서 이번 발굴로 어문의 원초적 근원이 ‘상감물고기’라고 고 밝혔다.<본보 2024년 3월 14일 보도 - [기고] 계룡산철화분청사기 물고기문양, 고려 상감청자서 유래>

이 교수는 또 분청사기 철화어문주병은 고미술계와 일본의 도자용어에서 ‘계룡산’이란 별칭으로 통용되고 있고, 타 지역이나 국가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철화자기의 대표적인 우리만의 ‘로컬문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계룡산에서 출토된 어문은 세계 도자사에서 다른 지역에는 없는 확연히 구별되는 양식으로, 이곳에서 영향을 받은 일본의 철화기법(에가라츠)은 물고기를 비롯한 여러 문양으로 발전돼 일본자완의 3대 제작기법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에선 16세기 중기 철화분청사기가 자연 소멸됐으나, 놀랍게도 17세기 일본 큐슈 다쿠시 도진코바가마(이삼평의 최초 가마유적)에서 충청도 금강 출신인 월창정심거사(月窓淨心居士) 이삼평에 의해 재현됐다며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에 전시된 보물급 철화분청사기들과 나가사키 마츠우라가의 국보급 예빈명 자완, 큐슈 가라츠의 본향으로 일본화 된 철화분청사기 명성 등은 학봉리 철화자기의 ‘아우라 콘텐츠’로 도자밸리 조성을 통한 계룡산철화분청사기의 화려환 부활을 소망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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