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주 군밤축제 ‘뭣이 중헌디’?
2021. 1. 10. 13:42ㆍ아름다운 글
[기자수첩] 공주 군밤축제 ‘뭣이 중헌디’?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1.01.10 08:24 수정 2021.01.10 08:26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3차 긴급재난지원금에 이어 4차 긴급재난지원금 도입 논의가 일고 있다. ‘긴급재난’ 상황이다. 엄중한 위기 사태 속에 모두가 웅크리고 있다. 축제도 마찬가지로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겨울축제 화천산천어축제가 끝내 취소된데 이어 인제빙어축제, 대관령눈꽃축제, 안동 암산얼음축제, 자라섬 씽씽겨울축제, 산청군과 함양군의 곶감축제 등도 줄줄이 취소됐다. 관광객 유입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취소 배경이다.
한데 ‘내 갈길 가겠다’며 나 홀로 독야청청(?) 고집부리는 이가 있다. 힘자랑도 이정도면 역대 급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아수라장인데 공주시만 ‘용’ 빼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다. 괜한 힘자랑에 재앙을 불러오지 않을까 염려된다.
공주시가 군밤축제 강행 방침을 세웠다. 모두 2억 3000만 원을 투입해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개최할 예정이다. <본보 2020년 12월 29일 15면 보도 - NEWS초점] 코로나 속 공주군밤축제 강행 예정···“누구를 위해?”
축제의 연속성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명분이다. 이 엄중하고 위급한 시기에 연속성을 찾는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전 세계 또는 전국 유수의 축제들이 연속성을 몰라서 취소한 게 아니다. 자칫하면 대규모 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구나 축제가 축제다우려면 흥(興) 곧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놀이 또는 유희성이 축제의 기본이다.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축제로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힘들다. 단순한 홍보판매 수준으로, ‘축제’라는 간판을 떼고 ‘판촉전’으로 이름을 바꾸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최저가로 밤을 사들여 판매하겠다는 발상도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유례없는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에 밤농사도 직격탄을 맞았다. 제 값을 받고 팔아도 시원찮을 판에 市가 많은 사람들을 들이기 위해 싼 값에 판다니 그나마 설 명절 대목을 기대했던 농민들에겐 치명타일 수밖에. 되레 욕을 먹게 생겼다. 싼 값에 팔 수 있는데 비싸게 판다고. 공주시가 축제기간 온라인 판매도 계획한 때문.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꽁꽁 얼어붙자 역발상에 나선 지자체들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인제군은 빙어축제 예산을 군민들에게 지급하기로 했고, 화천군은 축제용으로 사전 구매한 산천어를 가공식품과 피자 등의 음식으로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다. 문경시는 찻사발축제를 즐길 수 있는 ‘집콕키트’를 만들어 판매 중이다.
축제답지 않은 축제를 끝까지 고집하는 공주시가 눈여겨 볼 대목이다. 군밤축제조직위원회가 있으나마나한 조직으로 전락해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비판 또한 새겨 들어야한다. 그간의 축제가 모 대학교를 비롯해 몇몇을 위한 ‘그들만의 축제’였다는 비판도 곱씹어야 한다.
현실을 도외시한 즉흥적인 정책 결정 즉 ‘탁상행정’ 또는 ‘전시행정’이 시민 불신만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나아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lgy@ggilbo.com
#축제 #군밤 #공주시 #유희성 #연속성 #재난상황 #전시행정 #코로나19 #시민안전 #힘자랑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1.01.10 08:24 수정 2021.01.10 08:26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3차 긴급재난지원금에 이어 4차 긴급재난지원금 도입 논의가 일고 있다. ‘긴급재난’ 상황이다. 엄중한 위기 사태 속에 모두가 웅크리고 있다. 축제도 마찬가지로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겨울축제 화천산천어축제가 끝내 취소된데 이어 인제빙어축제, 대관령눈꽃축제, 안동 암산얼음축제, 자라섬 씽씽겨울축제, 산청군과 함양군의 곶감축제 등도 줄줄이 취소됐다. 관광객 유입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취소 배경이다.
한데 ‘내 갈길 가겠다’며 나 홀로 독야청청(?) 고집부리는 이가 있다. 힘자랑도 이정도면 역대 급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아수라장인데 공주시만 ‘용’ 빼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다. 괜한 힘자랑에 재앙을 불러오지 않을까 염려된다.
공주시가 군밤축제 강행 방침을 세웠다. 모두 2억 3000만 원을 투입해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개최할 예정이다. <본보 2020년 12월 29일 15면 보도 - NEWS초점] 코로나 속 공주군밤축제 강행 예정···“누구를 위해?”
축제의 연속성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명분이다. 이 엄중하고 위급한 시기에 연속성을 찾는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전 세계 또는 전국 유수의 축제들이 연속성을 몰라서 취소한 게 아니다. 자칫하면 대규모 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구나 축제가 축제다우려면 흥(興) 곧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놀이 또는 유희성이 축제의 기본이다.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축제로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힘들다. 단순한 홍보판매 수준으로, ‘축제’라는 간판을 떼고 ‘판촉전’으로 이름을 바꾸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최저가로 밤을 사들여 판매하겠다는 발상도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유례없는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에 밤농사도 직격탄을 맞았다. 제 값을 받고 팔아도 시원찮을 판에 市가 많은 사람들을 들이기 위해 싼 값에 판다니 그나마 설 명절 대목을 기대했던 농민들에겐 치명타일 수밖에. 되레 욕을 먹게 생겼다. 싼 값에 팔 수 있는데 비싸게 판다고. 공주시가 축제기간 온라인 판매도 계획한 때문.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꽁꽁 얼어붙자 역발상에 나선 지자체들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인제군은 빙어축제 예산을 군민들에게 지급하기로 했고, 화천군은 축제용으로 사전 구매한 산천어를 가공식품과 피자 등의 음식으로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다. 문경시는 찻사발축제를 즐길 수 있는 ‘집콕키트’를 만들어 판매 중이다.
축제답지 않은 축제를 끝까지 고집하는 공주시가 눈여겨 볼 대목이다. 군밤축제조직위원회가 있으나마나한 조직으로 전락해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비판 또한 새겨 들어야한다. 그간의 축제가 모 대학교를 비롯해 몇몇을 위한 ‘그들만의 축제’였다는 비판도 곱씹어야 한다.
현실을 도외시한 즉흥적인 정책 결정 즉 ‘탁상행정’ 또는 ‘전시행정’이 시민 불신만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나아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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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군밤 #공주시 #유희성 #연속성 #재난상황 #전시행정 #코로나19 #시민안전 #힘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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