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제가 역대 최고의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명품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본보에서는 지난 4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백제문화제의 성과와 과제를 개최지인 공주와 부여에서 각각 진단해 본다.

◆ 적은 예산으로 흥행… 새 지평 열어

제61회 백제문화제가 지난 4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9일간 152만 명의 관광객이 공주를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카운트에서 제외된 관광객까지 합치면 160만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다.

하루 평균 17만여 명이 공주를 찾아 백제문화를 즐긴 것으로, 이는 2010년 대백제전의 일일 평균 관광객 13만 명보다 4만여 명 앞선 수치다.

2010년 대백제전의 예산규모가 240억 원인데 비해 올해 공주시가 백제문화제에 투입한 예산은 21억 원 규모로, 1/ 10에도 못 미치는 적은 예산으로도 얼마든지 흥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저비용 고효율의 생산적인 축제가 가능했던 이유는 단연 공주시의 선택과 집중이다. 공주만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도입은 관광객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 구성과 흥미진진한 즐길거리도 성공축제를 관통했다. 금강둔치~미르섬~금강~공산성~금강교에 이르는 자연스런 관광 동선과 신도심과 구도심으로 연결되는 천혜의 자연조건은 어느 도시도 갖지 못한 공주만의 자랑으로, 백제문화를 한 눈에 아우를 수 있다.

◆ 선택과 집중 결과 관광객 152만 찾아

관광루트를 따라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각각의 프린지 무대, 황포돛배를 포함한 800여 점의 유등, 형형색색 100만 개의 빛축제, 희망터널과 연등터널, 공산성과 금강 야경 등은 공주의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아 관광객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공산성과 금강을 배경으로 올해 처음 선보인 실경공연 ‘무령’, 새로운 볼거리로 무장한 웅진백제주제관, 백제마을 고마촌 체험프로그램 강화, 타 시·군 참여 확대, 중소기업 및 농·특산품 전시판매장 확대 운영, 먹거리 장터 ‘웅진골’ 확대, 중부권 최대의 불꽃쇼 등은 구름인파를 불러 모으기 충분했다.

또 어린이 창극 ‘무령’ 등은 참여형 축제 모델로 주목받았고, 백제문화제 행사기간 중에 펼쳐진 공주국제미술제, 항공축제, 자연미술비엔날레, 국립공주박물관 특별전 등은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알밤축제, 인절미축제, 다리 위의 향연, 수제맥주페스티벌 등은 완전한 민간주도 행사로 자리 잡아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드는 매력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공주의 대표프로그램 중 하나인 웅진성퍼레이드는 시민참여형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은 성공 개최의 숨은 주역이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교통안내, 의료보건 등 15개 분야에서 구슬땀을 흘린 2000여 자원봉사자들의 땀방울은 성공축제를 견인했다. 담당 공무원들의 숨은 노력과 성숙한 시민의식과 참여의식 또한 빛을 발했다.

◆ 일부 병행축제로 정체성 퇴색 아쉬워

사상 최대의 흥행몰이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명품축제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해결과제 또한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수익형 축제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축제수익금을 양질의 프로그램과 시설에 재투자함으로써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관광객들의 두둑한 지갑이 열리도록 관광기념품 개발은 물론 새롭고 특화된 축제프로그램 개발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의 미르섬 입장료 징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차료 징수 및 각 프로그램별 관람료 징수 등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아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알밤축제, 인절미축제 등 일부 병행축제들의 정체성 퇴색부분도 되짚어 봐야할 부분이다. 당초의 개최 취지에 부합하도록 재정비에 나서는 한편 관광객들과의 접촉빈도를 높여 홍보·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개최장소를 주무대 인근으로 집적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먹거리 장터를 비롯한 각종 축제에 입점한 업체들의 얄팍한 장삿속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고, 관광객 수에 비해 비좁은 먹거리 부스도 개선의 여지를 보이고 있다. 지역의 특화 먹거리 개발 및 다양한 메뉴의 입점업체 선정, 먹거리 입점업체들의 의식개선 등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았다. <본보 2015년 9월 30일, 10월 1일 14면 보도>

◆ 전문가, 수익형 축제로 전환 제시도

주무대 행사 안내표지판 설치 필요성, 주차장 안내 및 야간조명, 프로그램 취소 및 변경 안내 부족, 미르섬 입구 매표소 혼란 최소화 방안 강구, 실경공연의 수상무대화 등도 개선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백제문화제의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옥상옥’의 역할에 머물고 있는 백제문화제추진위의 위상을 전문가집단으로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백제유적을 백제문화제를 통해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상품 및 문화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시·군과의 유기적인 협업체제 및 집중적인 지원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제문화제를 단순한 일회성 축제로 보는 일부 정치권의 편협한 시각 또한 백제문화의 성장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