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국제꽃박람회, 지금 ‘3無3戰’중

2009. 1. 9. 23:34아름다운 글

안면도국제꽃박람회, 지금 ‘3無3戰’중 
“서해안 검은 눈물 완전히 닦아주리라”
  글쓴이 : 이건용     날짜 : 09-01-09 18:25    
▲ 2009안면도국제꽃박람회조직위원회 소속 직원들이 휴일도 반납한 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특급뉴스 이건용

오는 4월 24일 개막까지 100여일, 휴일 없고, 밤낮 없고, 추위는 잊은 지 오래다. 있다면 오로지 3가지 싸움만 있을 뿐. 바람과 추위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

2009안면도국제꽃박람회조직위원회(위원장 김종구) 소속 직원들은 지금 ‘3無3戰’ 중이다. 태안 기름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태안지역 주민들이 반드시 재기하고, 태안지역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 말없이 눈물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약 1년전 서해안 유류유출사고로 인해 흘려야 했던 태안의 검은 눈물을 완전히 닦아주겠다는 다짐에서다.

구랍 31일과 새해 첫날인 1일 등 연휴는 물론 지난 3, 4일에도 전체 조직위 직원 50여명 중 필수요원들은 단 하루도 쉴 새가 없이 꽃박람회장 조성과 개막에 맞춘 개화조절을 위해 휴일을 반납했다.

가장 볼만한 초화류 전시를 위해서는 전국은 물론 해외 어느 곳이라도 달려가다 보니 휴일 등을 가릴 틈이 없다. 지난 2002년 무초(舞草)를 뛰어넘는 전시연출물을 구하려는 이들의 노력은 차라리 눈물겹다. 

최근 조직위 전시유치부 양천호 팀장 일행은 노랑 무궁화와 왜소성 무궁화 등을 구하기 위해 전남 완도와 전북 정읍 등 전국을 누비고 돌아왔던 것은 비근한 예.

밤낮을 잊은 것은 물론이다. 왠만한 공무원들 혹은 일반 직장인들이 퇴근을 하는 시간인 평일 오후 6시는 이들 조직위 요원들에겐 시작에 불과하다. 

꽃박람회가 해안가에서 펼쳐지는 까닭에 낮에 비해 야간에 현저하게 떨어지는 온도에 대비해 주요 전시관을 데우는 온풍기 점검 등 잠시도 소홀히 할 틈이 없다.

현재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장이 조성중인 충남 태안 꽃지 현장에는 주요 전시관중의 하나인 조롱박터널과 장미원 등은 철저한 온도조절에 들어간 상태. 

요즘 같은 영하의 날씨에 70여m에 이르는 대형 조롱박터널에서 생장 조절중인 조롱박과 엔젤트럼펫 등 화초류들을 위해 8만Kcal 용량의 대형 온풍기 2대가 단 한 시간이라도 멈춰서는 날에는 1년여동안 애써온 공(功)이 모두 허사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생육 중단이 아니라 아예 얼어버리는 대형사고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조직위 송영창(宋榮昌) 회장조성부장과 소속 직원들은 밤 10시, 새벽 4시가 되면 어김없이 비닐온실 현장 체크에 들어간다. 아무런 사고 없이 온실 속 온도가 섭씨 14~16도를 유지해야 하는 까닭이다. 

宋 부장은 박람회장 인근의 보다 따뜻한 모텔을 마다하고 이날 숙소를 아예 열악한 환경의 회장내 숙소로 옮겼다. 이 숙소는 그야말로 황량한 벌판에 전기매트 하나에 의존하는 막사나 마찬가지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소속 직원들과 '동고동락'하기 위해서란 게 宋 부장의 설명이다.

지형적 영향으로 바람 많기로 유명한 안면도는 최근 수년간 최저 기록인 영하 17도 까지는 내려가지 않더라도 체감온도로는 이에 못지 않을 만큼 매서운 추위와도 싸워야 한다.

비록 지난 2002년 박람회 경험에 비춰 튜립 등 구근류 화초들이 비닐덮개, 볏짚덮개 혹은 덮개를 하지 않았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개화시점이 거의 일치했다는 사실에 비춰 어느 정도 안심은 되지만 최근 추위처럼 기온이 급강하할 경우에는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다.

격려차 최근 조직위를 방문한 태안군지역 안면도국제꽃박람회범군민지원협의회(회장 김언석) 등 관계자들을 맞은 조직위 유제곤(柳濟坤) 사무총장은 “먼저는 태안군 주민들이 조직위를 더없는 ‘원군(援軍)’으로 따뜻하게 맞이하는데 놀랐다”며 군민들의 바람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柳 총장은 이에 화답하듯 “지난 2002년 꽃박람회가 단순히 국내 화훼산업 육성과 함께 태안을 국제관광지로 알리기 위한 행사였다면 이번 박람회는 진정으로 유류유출 피해를 입은 태안지역 주민들을 다시 한 번 도와 지역 경제가 다시 살아나도록 하기 위한 행사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국의 120만 유류사고 자원봉사자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아직까지도 재기의 몸부림을 펼치고 있는 태안을 그간 도운 힘으로 기왕에 한번 더 돕는데 적극 나서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는 정부와 AIPH(국제 원예생산자협회)로부터 동시에 승인을 받은 유일한 꽃박람회로, 오는 4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27일간 충남 태안군 안면도 꽃지 해변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 특급뉴스=이건용 기자/ leeguny98@empal.com> >> 이건용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