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암리 이장이 매일 절에 오르는 까닭은

2009. 1. 4. 16:19아름다운 글

 구암리 이장이 매일 절에 오르는 까닭은 
 무중스님 “살기좋은 마을 만드는 것도 부처님 뜻”
  글쓴이 : 이건용     날짜 : 09-01-04 16:00    
▲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공주시 이인면 구암리. 마을 이장인 무중스님이 동네를 한 바퀴 돌다 어린 송아지에게 볏짚을 먹이고 있다.
ⓒ 특급뉴스 이건용

충남 공주의 한 작은 농촌마을에서 스님이 마을 이장으로 선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공주시 이인면 구암리는 운암산(392m) 자락 85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주민들은 지난달 14일 동네 사찰 주지인 무중스님(64)을 마을이장으로 선출했다.

구암리의 한 마을 주민은 “젊은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농사일에 바빠 이장을 볼만한 사람이 없었다”면서 “평소부터 동네일에 관심이 많던 스님을 이장으로 선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을 이장이자, 구암사 주지인 무중스님은 “절에서 목탁 두드리는 것만이 불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사는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고 보살피는 일도 부처님의 큰 가르침을 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앞으로 2년간 동네일을 맡게 된 만큼 동네 화합을 우선으로 침체된 마을을 일으키는데 불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 한해 마을 실개천을 살리는데 주력하겠다는 스님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이것저것 파악하랴, 마을 대소사 챙기랴 몸이 두개여도 모자랄 정도로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스님은 특히 공주시의 5도2촌 주말도시 시범마을이기도 한 이 마을의 지역 특성을 잘 살려 살기 좋은 농촌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마을 뒷산인 운암산에 옷나무, 엄나무, 고로쇠, 산채 등을 심어 도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지역 특산물인 알로에, 유기농 오이, 토마토, 밤, 조경수 등을 소득 작목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는 약수터와 거북 바위, 북 바위, 황새바위, 장군 묘 및 말 묘, 세종대왕의 19번째 아들 무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392m의 운암산을 잘 정비해 도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와 농촌의 풍요로움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 특급뉴스=이건용 기자/ leeguny98@empal.com> >> 이건용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