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기자 |
공주시 하면 연상되는 단어는 ‘문화와 관광’이다.
지금 당장 거리에 나가 공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과연 어떤 답을 얻을까? 답은 뻔하다. 시민들과 관광객들 모두 백제의 고도(古都). 무령왕릉과 공산성, 백제문화제, 구석기축제, 계룡산, 금강 등을 꼽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공주를 대표하는 관광자원들이다. 아주 먼 옛날 적어도 3만 년 전부터 이곳 공주에 정착한 구석기인들이 있었다. 앞서 문명을 개척한 이들 후손들은 결국 백제라는 국가의 발판을 마련했다.
공주 석장리 유적의 발견은 우리나라 구석기 문화를 부정했던 일본 학자들의 거짓을 백일하에 드러낸 역사적 사건이었다. 특히 동아시아를 호령했던 해상왕국 백제의 문화와 예술은 일본 고대국가 문명 탄생의 원류가 됐다. 일본 아스카문화의 원류가 백제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 현재를 사는 공주시민들 또한 아주 먼 옛날 이곳에 정착한 구석기인들의 후예요, 백제의 후손이자, 경제대국 일본의 문화적 뿌리라는 것을 자랑과 긍지로 여기고 있다.
이들 문화와 자원을 계승·발전시켜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주인의 자랑이자 긍지이기 때문이며, 우리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더 훌륭한 문화를 꽃피워 우리 후손들에게 나아가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 전파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주의 문화가 세계적인 것이 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화와 자원을 매개로 한 관광을 빼고는 공주를 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 공주시의 문화관광재단 설립 논의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다. 문화를 먹는 시대다. 미술전시회를 찾고, 음악회를 찾고, 관광지를 찾는 것이 일상화 된 요즘 사람들은 좀 더 품격 있는 문화와 예술에 기꺼이 돈을 쓸 준비가 돼 있다. 전 세계가 굴뚝 없는 황금산업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국의 각 지차체가 관광 1번지를 자처하며 굴뚝 없는 문화예술산업, 관광산업을 미래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혈안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만 기존의 문화관광자원만으로는 부족하다.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게 새로운 색깔을 입히고 새로운 멋을 가미하지 않고는 금방 싫증을 느끼거나 식상해 한다. 더 큰 부가가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역의 문화자원에 스토리텔링을 입히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서두르는 게 중요하다.
지금 공주시의 한계가 기존의 문화관광자원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7월 4일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2배 이상의 관광객이 공주를 찾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게 없고 마땅히 즐기게 없어 반나절 관광, 일회성 관광에 그치고 있다.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기에는 역부족이다.
문화콘텐츠가 국익을 창출하는 중요한 수출 아이템이 되는 시대다. 전 세계인들이 백제의 문화적 교류와 독창적인 문화를 높이 평가해 주목하고 있고, 백제문화가 일본 아스카문화의 뿌리이자 한류의 원조라는 점에서도 공주시의 당면과제는 자명하다.
녹색공장인 문화관광산업 육성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공주의 어젠다다. 문화관광 어젠다는 공주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
지역민의 문화적 갈증 해소와 함께 문화 사각지대 해소, 문화비용 절감, 문화를 통한 지역공동체 의식 함양 등 문화복지 차원에서도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시점이다.
복지는 퍼주기가 아니라 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 안전장치이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람에 대한 투자인 것처럼 문화관광에 대한 투자 또한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가장 적은 돈으로 가장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 문화관광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화복지를 위해서도,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도 전문적인 문화관광 육성은 시급하다. 2018년 올해의 관광도시, 한국관광 100선,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등 문화예술과 관광을 빼놓고는 공주를 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문가 집단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백제가 한류의 발상지였던 것처럼 세계유산 도시 공주의 위상을 높여 세계인을 공주로 불러 모으는 일 곧 문화관광도시 공주를 우뚝 세우는 일이 당면과제라면 문화관광재단 설립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