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원은 그저 자식들 건강한 것 뿐”

2009. 1. 29. 02:12아름다운 글

“내 소원은 그저 자식들 건강한 것 뿐” 
정월 초사흘 계룡산 갑사 ‘괴목대신제’ 열려
  글쓴이 : 이건용     날짜 : 09-01-28 23:56    
▲ 28일(음력 정월 초사흘), 국립공원 계룡산 입구에서 ‘갑사 괴목대신제’가 열리고 있다.
ⓒ 특급뉴스 이건용

28일(음력 정월 초사흘), 올해도 어김없이 국립공원 계룡산 입구에서 ‘갑사 괴목대신제’가 열려 국태민안(國泰民安)과 국운번창을 기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관광객과 시민들 또한 손에 손에 소지(燒紙)를 태워 하늘로 띄워 올리며 올 한해의 건강과 행운을 빌었다.

▲ 시민, 관광객들이 소지를 태우며 한해 소원을 빌고 있다.
ⓒ 특급뉴스 이건용

수십 개의 소지를 태우며 소원을 빌던 일흔 여섯의 한 할머니는 “오늘 소원 많이 빌었지. 하도 많아서 나를 위한 것은 빌지도 못했다우”라면서도 활짝 웃어 보인다.

“이 나이에 내게 무슨 소원이 더 있겠어. 그저 자식들, 손자들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고 빌었지. 그리고 특히 운전하는 우리 아들 항상 무사하게 해 달라고 빌었지”라며 그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소지 한 장을 또 빼어들었다.

▲ 한 할머니가 자식들과 손자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있다.
ⓒ 특급뉴스 이건용

한 평생 가족을 위해,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느라 정작 자신은 돌볼 겨를도 없이 허리가 활처럼 휘었지만, 오늘도 여전히 자식 걱정에 바쁘다.

그런 소시민들의 작은 소망과 바람이 이날 행사가 치러지던 1,600년 이상 된 갑사 괴목(槐木) 인근 하늘을 온통 뒤덮었다.

▲ 갑사 식당가에서 풍물공연, 액막이굿, 노래자랑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 특급뉴스 이건용

한편, ‘갑사 괴목대신제’는 매년 정월 초사흘 마을 수호신인 1600년 이상 된 느티나무(괴목)에 제를 올리는 행사로, 이날 행사에서도 괴목대신제와 노신제, 장승제 등이 차례로 올려졌다.

또한 식당가 한복판에서는 푸짐한 음식과 함께 액막이굿, 신나는 노래자랑과 풍물놀이, 민속놀이 등이 다채롭게 펼쳐져 탐방객들을 흥겹게 했다.
< 특급뉴스=이건용 기자/ leeguny98@paran.com> >> 이건용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