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25. 16:40ㆍ아름다운 글
[기자수첩] 김정섭 시장의 불통과 독선
이건용 기자 승인 2020.02.25 14:41
김정섭 공주시장의 독선이 사회적 폐해를 일으키고 있다.
당장 시민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김 시장의 독단적 결정에 의한 백제문화제 격년 개최 합의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백제문화제라는 ‘가을 특수’를 포기해야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갈수록 움츠려드는 지역경제를 감안할 때 백제문화제는 지역민들에게 하나의 돌파구였다. 적게는 200억여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 이상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자체의 수장이 스스로 수백억 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걷어찼으니 시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주시의회의 기류도 심상찮다. 곧 임시회를 소집해 김 시장의 독선행정을 꼬집을 태세다. 내달 4일부터 6일까지 임시회를 열고 백제문화제 격년 개최 문제를 집중 성토할 것으로 보인다.
격년 개최 문제가 화두에 올랐던 지난 2015년 성명서를 발표하고 충남도를 항의 방문했던 그들로서는 넋을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는 처지다. 시민들이 들고 일어선 만큼 시민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시의 입장이 옹색하게 됐다. 그러자 슬그머니 대체축제가 머리를 들고 있다. 무령왕 축제, 알밤축제, 웅진천도제, 충청감영제 등을 치른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이들 대체축제가 온전한 대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땜질용’이다. 부여군에서 백제문화제를 치르는데 한쪽에서 축제를 한다면 소위 ‘깽판’을 놓자는 식이어서 이 시기를 피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 축제 중 하나를 선정해 4~5월에 치르겠다는 것. 그러면 매년 5월 치르고 있는 석장리구석기축제는 접자는 말인지.
문제는 또 있다. 사계절 축제를 표방해온 공주시가 가을축제라는 이가 빠진 만큼 가을에 새로운 축제를 연다 해도 격년으로 개최되는 백제문화제가 중복되는 문제가 발행한다.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이다. 그래서 전임 시장과 시의회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 것이다. ‘단독개최’라는 배수진을 치고. 민선6기와 7대 의회가 대체축제를 개발할 줄 몰라서 안했던 게 아니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점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부여군과 충남도의 격년개최 주장에 정면으로 맞섰던 것이다.
그런데 민선7기의 김 시장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씩씩하게 가는 것은 좋다. 하지만 적어도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와는 사전에 교류해야 했다. 백제문화제를 함께 치르는 마당에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는 처지였다는 것은 잘 알지만, 함께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안을 도출했어야 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소통을 강조해온 김 시장을 향해 ‘불통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대백제전을 치르기 위한 김 시장의 구상과 격년개최를 주장해 온 부여군, 도비지원을 최소화에 목을 맸던 충남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대목으로, 김 시장의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시민들을 기만하고 우롱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2021년 대백제전 이후 격년개최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기로 한 만큼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다.
시민들이 만족할 만한 최적의 안을 도출해야 한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백제문화제 #공주시 #격년개최 #독선행정 #자살골 #충남도 #부여군 #공주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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