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간판정비사업 "투자효과 의문"

2009. 6. 19. 01:39카테고리 없음

공주시 간판정비사업 "투자효과 의문" 
빈건물 40%·업종도 수시로, 업주들의 공감대도 문제
  글쓴이 : 이건용     날짜 : 09-06-18 23:18    
공주시의 ‘간판이 아름다운거리’ 조성사업이 지난 1차 용역보고에 이어 17일 중간용역보고에서도 자료제공을 거부할 정도로 상당히 자신감 없는 눈치다.

“공주시 간판의 70%이상이 불법광고물인데도 현수막 단속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돈(간판이 아름다운거리 조성사업비 6억원)으로 불법광고물 단속 및 광고업자 교육에 투자하면 더 아름다운 도시가 될 것”, “실력 형편없는 지역 업자들에게 들킬까봐 염려되는 모양”이라는 등의 지역 광고업체들의 불만 목소리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지역의 한 광고업자는 “실력이 떨어져 일을 맡기지 못한다는 시 관계자의 궁색한 변명에 화가 난다. 그런데도 공주시는 관광안내판 제작을 광고에 ‘광’자도 모르는 대전의 철 구조물 업자에게 맡겼다”며 시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시의 이번 간판정비 사업을 두고 지역 업자들에게 맡기면 리베이트가 탄로날까봐 외지업체에게 맡겼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면서 “이 어려운 때에 상생의 길을 먼저 모색해야할 시가 지역 업체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역실정을 잘 알고 수 십 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데도 무시하고 그저 이론에만 밝은 박사만 최고로 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추후 A/S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시가 등을 돌렸던 것처럼 누구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지역 업체들의 이러한 불만의 목소리 외에도 이번 간판정비사업 대상지인 옥룡동사거리 1번지 상회~구 박물관사거리 800m 구간 상가들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까지는 상당한 마찰이 예상되며, 타 거리와의 형평성 문제는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5월 중순 실시된 ‘도란도란 테마거리’ 조성사업 용역보고에서 이준원 시장은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간판정비 없는 조형물 부착 및 설치를 주문, “특정 거리만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의 이날 주문을 두고 일각에서는 “뚜렷한 원칙도 없이 공공디자인 사업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 “건물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형형색색의 간판이 가득 찬 상황에서 건물 외벽의 조형물 설치가 시각적으로 얼마만큼 효과를 낼지 의문”이라는 등의 지적도 일고 있다.

또 이번 간판정비사업은 국고개 거리 특성상 유동 인구가 적어 업주와 업종이 수시로 바뀔 가능성이 크고, 빈 건물이 약 40%에 달해 이번 간판정비 사업이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간판정비 사업이 넘쳐나는 불법광고물의 난립 근절과 불법광고업자에 대한 단속강화 등이 수반되지 않는 한, '불법광고물 천국'이란 오명을 씻지 못하는 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주시는 6억원을 들여 옥룡사거리~역사박물관사거리 0.8km구간 50개동 97개 업소에 대한 간판 디자인을 올해 내로 개선 완료, 역사와 향기가 묻어나는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 특급뉴스=이건용 기자/ leeguny98@paran.com> >> 이건용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